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공식 서명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밝혔다. 19일 스위스에서 대면 서명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을 앞당겼다. 이에 따라 이란은 이날부터 즉시 60일간 원유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미국이 공개한 14개 조항의 MOU 전문을 두고 곳곳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다. MOU 제5조에는 이란이 상선들의 양방향 자유 통항을 보장한다고 명시하면서도, 비용 없는 안전 통항을 '60일 동안만'으로 한정했다. 또 향후 해양 서비스 등을 규정하기 위해 오만 등과 대화할 것이라고 적시해 통행료 부과의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자국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당연히 받을 것"이라며 사실상 요금 징수를 공식화했다. 통행료가 전혀 없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배치된다.
다른 나라와 기업에 '전쟁 배상금'을 떠넘긴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MOU 제6조에 따르면 미국은 지역 파트너들과 협력해 최소 3000억달러(약 465조3000억원) 규모의 이란 재건 및 경제 발전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이 이란에 직접 자금을 주지 않는 대신 제3국의 자본을 동원하는 방식이지만, 사실상 타국 기업의 돈으로 이란이 요구하는 전쟁 배상금을 내게 하는 구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밖에도 MOU에는 60일 이내 최종 합의 완료,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현장 희석 처리(국제원자력기구 감독), 제재 전면 해제 약속 등이 포함됐다.
미 고위 당국자는 최종 합의에 도달하면 제재 완화를 허용할 것이라면서도, 합의 실패 시 공격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압박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