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표준 플랫폼 '모피어스'로 애플리케이션 개발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유라클이 최근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동안 유라클은 기업용 모바일 환경에서 안정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확장해 왔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표준화된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유라클이 선택한 다음 단계는 AI 기업으로의 전환이다. 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닌,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권태일 유라클 대표는 이러한 변화를 '기술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한다. 그는 “웹, 모바일에 이어 최근 생성형 AI까지, IT기술은 몇 차례 큰 변곡점을 지났다”며 “이 흐름 속에서 기술 기업으로서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AI 사업에 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물리적인 공간에서도 드러난다. 유라클은 삼성동 사옥을 떠나 방배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AI 인력 확충으로 인한 공간 확대 필요성과 함께, 기업 이미지 역시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서다. 단순한 사무실 이전이 아니라, 변화된 조직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공간으로 드러내기 위한 과감한 시도다.
신사옥은 전면 유리 외벽과 높은 층고로 개방감을 강조한 구조가 특징이다. 내부에 들어서면 전면 통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 덕분에 공간이 한층 밝고 넓게 느껴졌고, 전반적으로 개방감 있는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업무 효율을 고려해 층별로 기능을 나눈 점도 눈에 띈다. 곳곳에는 휴식과 소통을 위한 공간이 배치됐다. 단순히 '일하는 공간'을 넘어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 환경을 고려해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은 2층 기술연구소다. 유라클의 핵심 인력이 모인 이곳은 높은 층고와 트인 구조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협업이 가능토록 구성됐다. 가림막 없이 열린 구조 덕분에 개발자들이 자연스럽게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나의 공간 안에서 다양한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도, 빠른 피드백과 협업이 이뤄지는 분위기다.
권 대표는 “연구소 인력을 전면 배치한 이유는 이곳이 회사의 심장과도 같은 공간이기 때문”이라며 “모피어스(Morpheus), 아테나(Athena), 오르다(AURDA) 등 핵심 제품이 이곳에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업무 공간 못지않게 '쉼'에 대한 고민도 신사옥에 반영됐다. 6층 전체는 직원들을 위한 복지 공간으로 구성됐으며, 라운지와 카페테리아, 휴식 공간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됐다. 간단한 식사를 해결하는 공간이자,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장소로도 활용된다. 아침에는 조식이 제공돼 직원들이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이 같은 공간 구성 역시 회사의 철학이 녹아 있다. 권 대표는 “창업자는 늘 '회사는 일터가 아니라 삶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 했다”며 “직원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만큼, 단순 업무 공간이 아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복지 제도 역시 눈길을 끈다. 유라클은 속초와 제주에 '휴양소'라 불리는 자체 아파트를 소유·운영하며 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직원들 사이에서도 만족도가 높은 제도로 꼽힌다. 한 직원은 “별도로 숙소를 알아보지 않아도 편하게 쉴 수 있어 좋고, 필요할 때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정기적인 스터디와 교육 프로그램, AI 세미나 등을 통해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단순 교육을 넘어, 분기별 세미나와 사내 프로그램을 통해 AI 기술을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내 AI 경진대회 역시 직원들이 직접 AI 서비스를 기획하고 구현해보는 기회로, 변화하는 기술 흐름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JAVA 기반 개발자들은 물론, 개발자가 아닌 직원들도 AI 기술을 접하고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해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회에 참가한 직원은 “AI 기술이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졌지만, 대회를 통해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라며 “회사 제품과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함께 높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신사옥 이전과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유라클은 이제 글로벌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의 한계를 넘어보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중동 시장을 겨냥한 AI솔루션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중심에는 유라클의 핵심 제품들이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 '모피어스'는 하나의 코드로 iOS와 안드로이드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환경을 제공한다. 서로 다른 운영체계에 맞춰 각각 개발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주고, 유지보수 역시 하나의 소스로 관리할 수 있다. 그만큼 개발 효율성과 운영 편의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AI 플랫폼 '아테나'는 보다 직관적인 방식으로 AI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코드를 직접 작성하지 않고 드래그앤드롭 방식으로 워크플로우를 구성하면 AI 에이전트를 생성할 수 있다. 때문에 개발자가 아닌 사용자도 손쉽게 업무에 AI를 적용할 수 있다. 현업에서 필요한 기능을 빠르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오르다'는 AI 서비스 운영 단계에서의 효율성을 담당한다. AI 서비스에 필수적인 GPU 자원은 비용이 높고 관리가 까다롭다. 오르다는 이러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관리해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워크로드에 따라 자원을 유연하게 배분할 수 있어, 비용과 성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애플리케이션 개발부터 AI 서비스 구축, 그리고 운영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유라클의 강점이다. 권 대표는 궁극적으로 AI 인프라부터 에이전트 구축까지 아우르는 '원스탑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유라클은 오는 2030년 매출 3000억 원 달성과 함께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신사옥에서 시작된 변화가, 앞으로 어떤 확장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