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상장기업 5곳 중 1곳이 상법 개정 이후 법적 검토를 강화해 투자 의사결정을 지연하거나 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법 개정으로 인한 이사충실의무 확대는 이사회 운영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84.3%가 상법 개정 이후 이사회 운영방식에 변화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사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응답기업 중 47.0%는 법무·준법팀의 사내 검토 절차를 신설·강화했다고 답했다.
이사회 운영 변화가 경영에 미친 영향으로는 10곳 중 4곳(39.6%)이 의사결정 책임성과 지배구조 투명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10곳 중 2곳(22.4%)은 컴플라이언스 비용 증가와 의사결정 지연 등 부담이 커졌다고 답했다.
이사충실의무 확대 시행 후 주주대표소송이나 손해배상청구 우려가 높아졌다고 답한 기업은 53.7%로, 우려가 줄었다는 응답은 6.0%에 그쳤다.
의사결정에서 법적 검토를 강화해 결정을 지연하거나 보류한 기업은 21.7%였다. 신사업과 M&A 등 신규 투자·사업 진출 관련이 30.8%로 가장 많았다.
내년 1월부터 의무화되는 전자주주총회 시스템 구축은 16.0%만이 완료했으며, 34.0%는 내부 검토 중이나 조치 착수 전이다.
내년 7월까지 독립이사 비율을 높여야 하는 기업 중 47.2%가 이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대상 기업 중 35.1%가 소각이나 처분계획 승인을 완료했다.
기업들은 이사충실의무 가이드라인 보완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최은락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과 실무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