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라 광통신 수요가 급증하면서 인듐인(InP) 기판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주요 기업이 6인치 전환(기존 2인치)과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지만 수요 증가 속도가 빨라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 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우리나라는 높은 수요에도 인듐인 기판 생산 공급망에 합류하지 못해 관련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인듐인 기판 시장 1위 일본 스미토모전기는 최근 180억엔을 투자해 2028년까지 인듐인 생산능력을 2024년 대비 3.1배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에 인듐인 생산능력을 2.4배 늘린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증산 규모를 상향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주요 기업이 정부 지원금을 등에 업고 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코히어런트는 지난달 텍사스 공장에 5000만달러를 들여 인듐인 생산 공간을 2배, 웨이퍼 캐파를 4배까지 늘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삼안광전자는 지난해부터 65억위안 규모 자금을 투입해 6인치 인듐인 기판 라인을 증설 중이다.
광통신 생태계에서 인듐인은 대체 불가능한 필수재다. 광반도체를 구현하려면 외부에서 빛을 공급해 주는 광원(레이저 소스) 소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물질이 직접전이형 반도체 소재인 인듐인이다.
레거시 데이터센터는 구리선을 쓰지만, 최근 착공한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의 AI 데이터센터는 성능 향상을 위한 800Gbps, 1.6Tbps급 고속 광모듈을 대거 도입 중이다. 이러한 증설이 인듐인 기판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중국 동우증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인듐인 기판의 유효 생산능력은 연간 60만~75만장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시장 수요는 최소 260만장에서 최대 300만장에 달할 것으로 관측돼 공급 격차가 크다.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는 안정적인 광원 확보를 위해 인듐인 공급망 선점에 돌입한 상태다.
수요 압박은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광통신용 2인치 인듐인 기판 가격은 2025년 장당 약 800달러 선에 거래됐지만, 2026년 4월 기준 2300~2500달러까지 상승하며 1년 만에 2배 이상의 급격한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 IT 산업은 인듐인 수요가 높은데도 인듐인 기판 생산 공급망에서는 사실상 배제돼 있다. 정부 차원에서 실리콘반도체(Si)나 전력반도체(SiC/GaN) 산업 육성에 우선 순위를 뒀기 때문이다. 인듐인 기판 생산 기술과 규모 면에서 일본 대비 10년 이상 뒤처져 있다고 평가받으며, 대구경 고품질 기판(4~6인치) 양산 경험과 고객 인증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일부 연구기관 및 학계에서 소규모로 인듐인 단결정 성장 연구를 하고 있지만, 상용화 수준 대량 생산 기반은 가시화되지 않았다. 인듐을 화합물 반도체용 초고순도 소재로 정제하고, 단결정 기판으로 가공하는 후공정 밸류체인 확보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원료 부문에서 고려아연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순도 인듐(In) 원료를 추출·생산하는 상황으로, 추후 인듐인 공급망 리스크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이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지연 가능성과 광통신 공급망 병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