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 매출 170조원, 영업이익 89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폭발적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 가격 급등이 겹치며 초호황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7일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1조원, 89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세계 최대를 기록한 엔비디아 영업이익 535억3600만달러(약 82조원)를 웃도는 규모로,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유례없는 실적이다.
지난 5월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DS부문 성과급 충당금 약 10조원이 2분기에 반영됐다. 이를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9.31%, 영업이익은 1810.26% 늘어난 수치로 1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 분기 기록을 다시 썼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27.74%, 영업이익은 56.21%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304조8700억원, 영업이익은 146조6300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원) 2배를 넘었다. 영업이익률도 52%를 기록해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원, 50조원 시대를 잇따라 연 데 이어 또 한 번 기록을 갈아치웠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은 전분기 대비 58~63% 상승했다. AI 데이터센터향 서버 수요 확대에 낸드플래시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DS) 부문이 사실상 전사 이익 대부분을 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6월 고객사 메모리 수요 충족률이 50% 수준에 그칠 만큼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가팔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세트(DX) 부문은 반도체와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며 실적 기여도가 사실상 0%대에 수렴한 것으로 보인다. DX 부문에서 유의미하게 이익을 내던 스마트폰 담당 MX 사업부도 메모리값 상승 직격탄을 맞았다. 하반기에는 적자전환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가격이 3분기 40~50%, 4분기 30~40%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앞서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했으며,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에 탑재될 예정이다. HBM4 가격 협상이 본격화하는 2027년부터는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로 실적 상승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이 각각 300조원대와 50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 경쟁사 파운드리 증설과 미국 기업 메모리 내재화 시도 여부 정도가 변수로 거론된다.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AI 인프라 투자 과열 논란과 미국 빅테크 설비투자 속도조절 가능성은 글로벌 반도체주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중국 메모리 공급 확대와 가격 경쟁 가능성도 중장기 변수로 거론된다.
역대급 실적에도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10% 가까이 급락했다. 증권가는 실적 개선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 이른바 '셀온(Sell-on)' 현상으로 분석했다. SK하이닉스도 동반 약세를 보이며 코스피 역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외에도 성과급 지급 규모를 둘러싼 노사 관계, 400조원 규모 광주 반도체팹 투자, 주주환원 정책 강화 여부 역시 향후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요인으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