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대형마트의 인공지능(AI) 경쟁이 고객 상담과 상품 추천을 넘어 소싱, 가격 결정, 재고관리, 물류를 아우르는 '리테일 운영 플랫폼'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 운영 효율 극대화와 고객 경험 혁신에 초점을 맞춘 AI 전략을 앞세워 오프라인 유통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AI를 고객 응대는 물론 상품 품질 관리, 가격 결정, 물류 등 리테일 전반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전 점포에서 AI 챗봇 기반 디지털 상담 플랫폼으로 고객 문의를 처리하고 있다. AI 챗봇을 통한 민원 처리 비중은 50% 이상을 유지한다.
판매 실적과 매대 진열량을 분석해 신선식품의 최적 할인율을 산출하는 'AI 신선 마크다운'은 현재 수산 129개점, 델리 99개점에서 운영 중이다. 올해 농축산과 비신선 품목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계산대에서는 AI 카메라가 상품 스캔 누락과 계산 오류를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지난 4월 말 기준 58개 점포에서 923대가 운영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AI를 신선식품 품질 관리와 고객 경험 개선에 적용했다. AI 선별 시스템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당도와 숙도, 미세한 상처 등을 분석한다. 멜론, 수박, 참외, 복숭아 등 9개 품목이 대상이다. 시스템 도입 후 관련 상품 불량률은 판매량 대비 0.01% 이내로 관리 중이다.
주류 전문매장 보틀벙커에서는 약 8000종의 주류 데이터 기반으로 이용자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와인을 추천하는 'AI 소믈리에'를 운영 중이다.
향후 AI 투자 방향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이마트는 미국 AI 스타트업 리플렉션AI와 협력해 상품 소싱부터 발주, 가격 책정, 물류, 재고관리, 고객관리까지 AI를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상품과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테일 운영 전반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롯데마트는 올 하반기 부산에 영국 오카도의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고객풀필먼트센터(CFC)를 가동할 예정이다. CFC는 AI와 로봇을 활용해 상품 피킹과 패킹, 재고관리, 배송 동선 최적화 등을 수행하는 온라인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다. AI 기반 수요예측과 재고관리, 로봇 자동화로 하루 3만건 이상 배송을 처리하고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보다 처리량을 2배 이상 높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 AI 경쟁이 고객 편의를 위한 보조 기능을 넘어 상품과 가격, 물류를 결정하는 핵심 운영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는 매장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AI와 연계해 리테일 운영 전반을 하나의 AI 체계로 연결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마트는 고객 경험 개선과 자동화 물류 기반 강화를 통해 온라인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편다.
업계 관계자는 “리테일 AI 경쟁은 단순히 AI 기능을 추가하는 단계를 넘어 상품 소싱부터 가격 결정, 재고관리, 물류까지 운영 전반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결국 AI를 실제 수익성과 운영 효율 개선으로 연결하는 기업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