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 1분기 3000억원을 웃도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불거진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대규모 고객 보상 비용과 일시적인 물류 네트워크 비효율성이 직격탄이 됐다. 쿠팡은 물류와 배송 네트워크에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 도입을 전면 확대해 장기적으로 이윤을 개선할 계획이다.
6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쿠팡Inc의 1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85억400만달러(약 12조4597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고정환율 기준 8% 증가했다. 작년 3분기 이후 12조원대 매출 행진을 지속했다.
반면에 영업손실은 2억4200만달러(약 3545억원)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1억5400만달러(2337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도 2억6600만달러(약 3897억원)로 적자 전환했다.
핵심 사업인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은 71억7600만달러(약 10조5139억원)로 4% 늘었다. 하지만 작년 4분기 성장률(12%)에 비해 눈에 띄게 둔화했다.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 2460만명보다 줄었다.
대만 로켓배송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3억2800만달러(약 1조9457억원)로 전년 대비 28% 급성장했다. 그러나 조정 에비타(EBITDA) 손실은 3억2900만달러(약 4820억원)를 기록해 적자 폭이 96% 확대됐다.
이번 실적 부진은 지난해 4분기 발생한 개인정보 사고의 영향이 본격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쿠팡은 1분기 약 1조6850억원 규모 구매이용권 보상 프로그램을 집행했다. 여기에 수요 둔화로 인한 유휴 설비와 재고 비용 증가가 겹치며 비용 구조가 일시적으로 악화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1분기 실적 타격에도 불구하고 기초 지표는 회복세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1월에 프로덕트 커머스 성장률이 저점을 찍은 이후 2~3월 들어 개선 속도가 빨라졌다”면서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의 재가입과 신규 가입 증가로 감소했던 와우 회원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다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년 대비 비교 실적은 연중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반등의 핵심 축으로 상품 확대와 기술 투자를 각각 제시했다. 김 의장은 “여전히 많은 상품이 로켓배송으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면서 “직매입과 로켓그로스 결합을 통해 상품군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류와 배송 전반에 자동화와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만 시장에 대해서도 익일 배송 라스트마일 네트워크 확장을 언급했다. 물류망 구축 등 신중한 장기적 투자가 향후 사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에 대한 사고 영향이 점차 줄어 2분기에는 연결 매출이 9~1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 지정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도 김 의장이 아닌 아난드 CFO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항상 그래왔듯 사업을 운영하는 모든 국가와 지역에서 관련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앞으로도 규제 당국과 건설적으로 소통하면서 필요한 의무 사항들을 이행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과정에서 쿠팡 동일인을 기존 쿠팡 법인에서 김 의장으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