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계정계(주거래 전산망) 핵심 실행 시스템을 기존 유닉스 기반에서 리눅스 기반 x86 구조로 전환한다. 안정성을 이유로 유지해온 유닉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핵심 전산 체계를 개방형 기반으로 전면 재편하는 것이다.
28일 전자신문이 확보한 우리은행 내부 인프라 재편 계획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상암 주센터와 분당 재해복구(DR)센터에서 운영되는 계정계 실행 서버를 중심으로 x86 서버와 리눅스 운용체계를 적용한다. 기존 IBM P8 기반 유닉스 환경에서 범용 서버 기반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핵심은 실제 금융 거래를 처리하는 '코어 AP(계정계 실행 서버)'다. 코어 AP는 고객의 입출금과 이체 등 주요 거래를 수행하는 전산의 중심으로, 이를 유닉스에서 리눅스 기반 x86 서버로 전환한다. 처리 용량도 코어 수 기준 294코어에서 684코어로 확대한다. 단일 고성능 서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여러 서버가 거래를 나눠 처리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권에서는 계정계 핵심 실행 영역을 리눅스 기반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드문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결정은 구조 전환으로 해석된다. 유닉스 기반 시스템은 안정성이 높은 대신 장비와 유지 비용이 많이 들고 확장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리눅스 기반 x86 구조는 필요시 서버를 추가해 대응할 수 있어 비대면 거래 증가와 같은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채널과 데이터, 복구 인프라도 동시에 정비한다. 모바일·인터넷뱅킹 접속을 처리하는 대외채널 시스템(MCA)은 32코어에서 104코어로 확대하고, 비대면 전용 처리 영역도 별도로 구축한다.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른 처리 부담을 분산하려는 조치다.
외부 금융망과 연결되는 전자금융 접속 시스템(FEP)과 내부 시스템을 연계하는 전사 애플리케이션 통합(EAI), 데이터베이스(DBMS)는 리눅스 전환과 별도로 거래 흐름 최적화와 처리 성능 보강을 중심으로 재구성한다. 오라클 DBMS는 상암과 분당을 합쳐 총 46식 규모로 확충한다.
우리은행은 소프트웨어 구조에도 변화를 준다. 거래 처리 미들웨어(TP)와 웹 서버(WebT)는 리눅스 환경에 맞춰 재구성해 코어 AP 전환을 뒷받침한다.
이번 인프라 재편은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접속자가 몰리는 시간대에도 모바일·인터넷뱅킹 지연이 줄어든다. 또한 분산 처리 구조를 통해 동시 접속 처리 능력을 높이고, DR 성능 강화로 장애 발생 시 서비스 복구 속도가 개선된다.
다만 리스크도 있다. 유닉스 기반 시스템은 오랜 기간 금융권에서 안정성이 검증된 구조인 반면, x86 기반 분산 환경은 서버 수 증가에 따라 운영 복잡도가 높아질 수 있다. 장애 대응 체계도 보다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업을 금융 IT 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리눅스 기반 분산 구조로 전환하면서 비용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향후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인프라 도입 기반을 마련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 한 IT 담당자는 “계정계 실행 서버를 중심으로 전산 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이라며 “안정성 중심에서 확장성과 유연성을 고려한 방향으로 전환하는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