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8시께 이란이 지금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상당 부분 통제하며 전쟁에 활용하는 이란의 에너지 시설 가운데 가스 화력발전소와 기타 발전소들이 잠재적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수천 명 규모의 미 해군과 해병대 병력이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헬리콥터와 전투기, 해안 강습용 장갑차의 지원을 받는 보병대대 상륙팀이 포함됐으며, 미국 본토 샌디에이고에서 출발하는 제11 해병 원정단의 배치도 앞당겨졌다.
이스라엘 당국자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해당 해병대 병력은 단순한 상징적 배치가 아니라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보여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출구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이나 이란의 주요 석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에 대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이란 발전소를 겨냥한 미국의 위협이 실행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폐쇄되고 발전소가 재건될 때까지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자국 발전소가 공격당할 경우 페르시아만 지역의 미국 관련 에너지 시설과 정보기술 시설, 해수 담수화 시설 등을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4주째로 접어든 이번 전쟁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이란 에너지 인프라를 둘러싼 충돌로 전쟁의 초점이 좁혀지는 양상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들은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에너지 시설을 전쟁의 최종 국면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초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했던 이란 신정 체제 전복과 핵 능력 완전 제거 목표는 단기간에 달성하기 어려워지자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와 통제권 확보를 통해 승리를 선언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쟁 목표를 사실상 수정한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치솟는 유가와 막대한 전쟁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미국 정치권 내부에서도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란의 주요 석유 시설이 있는 하르그섬을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같은 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이번 전쟁의 목표가 불분명하다며 국방부의 전쟁 자금 요청을 비판했다. 민주당의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의 통제력을 잃었다며 발전소 공격은 전쟁 범죄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전쟁 장기화로 인명 피해도 계속 늘고 있다. 이란 보건부는 개전 이후 어린이 208명을 포함해 약 15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레바논에서도 1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군도 13명이 사망했으며 이스라엘 사망자도 최소 19명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