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함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원료 수급에 위기를 맞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고객사에 공급 차질 가능성을 알리며 공장 운영 중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석유화학 산업의 사업재편 논의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여천NCC 등 주요 기업들이 최근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납사와 콘덴세이트 등 주요 원료 공급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고객사에 원료 수급 차질 가능성을 공지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납사의 약 50%를 수입에 의존하며 이 중 절반 정도가 중동산이다. 콘덴세이트 역시 중동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다.
일부 기업들은 아직 공급 차질 공지를 하지 않았지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HD현대케미칼은 콘덴세이트를 수입해 다운스트림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공장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SK지오센트릭은 SK에너지로부터 납사를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하는데,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될 경우 가동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원료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체 원료를 검토하고 있지만,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가 낮아서 원료 가격 상승과 해상 운임 부담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대안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은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개편 논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울산 산업단지와 대산 산업단지에서의 사업재편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산업 관계자는 "계열사가 정유사를 보유한 기업들은 대응 여력이 있지만, 중동 리스크가 지속되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며 "다음 주부터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중동 리스크 대응을 우선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