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차질과 물류비 상승 등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가 파악한 중소기업 피해·애로는 14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11일 낮 12시까지 접수된 중동 상황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는 총 14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76건은 실제 피해나 애로가 발생한 사례였으며, 50건은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내용이었다.
수출 대상국별로는 이란 관련 애로가 43건(34.1%), 이스라엘 29건(23.0%)으로 나타났으며, 이란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기타 중동 국가가 75건(59.5%)으로 가장 많았다. 또 중동을 경유하는 다른 국가 수출과 관련한 애로도 6건(4.8%) 접수됐다. 일부 기업은 여러 국가에 동시에 수출하고 있어 중복 집계된 사례도 27건 있었다.
현장에서는 물류 지연과 운임 상승, 바이어 연락 두절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자동화기기를 수출하는 A사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출항한 화물이 도착 지연되면서 대금 결제가 늦어지고 물류비까지 상승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장품을 수출하는 B사는 이스라엘 인허가 절차 지연으로 기존 수출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주변 중동 국가로의 수출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또 원단을 수출하는 C사는 선적한 화물이 도착하지 못하고 해상에서 대기하면서 바이어로부터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며, 기계장비를 수출하는 D사는 물류비 상승과 선박 확보 어려움으로 3월 예정 수출이 무기한 연기될 위기에 놓였다. 선박 부품을 수출하는 E사 역시 두바이 바이어와 연락이 두절되면서 선적 일정과 대금 결제가 지연되고 있다.
이처럼 중동 정세 불안이 중소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자 중소벤처기업부와 산하기관도 현장 점검과 간담회를 통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 한성숙 장관은 이날 대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본부를 방문해 공단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중동 상황과 유가 상승 등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소상공인 경영 여건을 점검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 확대, 소비 위축 등 소상공인 현장의 애로 상황이 공유됐으며 정책 집행 과정에서의 제도 개선 필요성도 논의됐다.
한 장관은 “최근 중동 상황과 유가 상승 등 대외 여건 변화가 소상공인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현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을 신속히 마련하겠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소상공인 경영 안정과 민생 회복을 위한 정책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수출 중소기업 지원을 담당하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도 이날 서울 목동 사옥에서 '중동 상황 긴급 대응을 위한 수출 중소기업 간담회'를 열고 피해 상황 점검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강석진 중진공 이사장과 중동 수출 중소기업 12개사, 삼성SDS 등 물류·유관기관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 기업들은 해상·항공 운임 급등과 선적 지연, 바이어 발주 보류 및 결제 지연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물류비 지원 확대와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신속한 현지 정보 제공 등을 건의했다.
중진공은 중기부가 운영 중인 '중동 상황 관련 중소벤처기업 피해 대응 TF' 참여 기관으로서 현장 애로 발굴과 정책 지원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중동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물류 차질과 유동성 애로 등 피해 유형별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고, 두바이와 리야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활용한 현지 정보 제공 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다.
강석진 중진공 이사장은 “중동 지역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수출 중소기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현장 애로를 신속히 파악하고 물류·금융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 중소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