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6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란 여학교 공습이 미국산 토마호크 미사일에 의한 것으로 추정돼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한 것과 달리 이란은 토마호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미국 현지 언론도 미국 공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이란 통신사 메흐르 보도를 인용해 지난달 28일 이란 미나브 해군 기지 인근의 초등학교를 타격하는 미국 토마호크 미사일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보 컨설팅 회사인 아머먼트 리서치 서비스(ARES)의 NR 젠젠-존스 소장은 “영상에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장면이 담겼다. 교전 당사자를 고려하면 미국의 공격임을 시사한다. 이스라엘은 토마호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젠젠-존스 소장은 이어 “온라인에 여러 주장이 떠돌지만, 문제의 탄약은 이란의 수마르 미사일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수마르 미사일은 탄약 하단 후방에 특유의 외부 엔진이 장착돼 있다”고 이란의 수마르 미사일이 아니라고 봤다.
가디언은 “확인된 영상과 공격 후 사진, 공습 당시 위성 사진을 볼 때,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 기지를 목표로 한 공습 중에 인접한 샤자레 타이예베 초등학교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의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책임자인 제프리 루이스도 NBC와 인터뷰에서 “길고 원통형이며 날개가 달려 있다. 이 분쟁에 참여하는 (미국 외) 다른 나라 어디도 이 형태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영상 속 무기가 미국이 보유한 토마호크 미사일이 맞다고 했다.
이미지를 식별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토마호크 미사일은 높은 정밀도로 유명하다. 이와 관련 대니얼 데이비스 미 육군 중령은 “토마호크가 오발 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미국 역시 표적 설정 오류를 범한 전례가 있다. 어느 나라든 실수를 저지르기 마련”이라며 미국의 오인 공습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봤다.
미국 싱크탱크인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의 선임 연구원이자 군사 전문가인 데이비스는 “위성 사진만으로는 건물만 보일 뿐이므로, 다른 정보 때문에 건물 안에 무엇이 있는지 잘못 파악하게 되면 부적절한 표적 설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습으로 수업을 듣던 7~12세 사이 여학생 수십명을 포함해 최소 168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미국과 이란 양측은 서로를 배후로 지목하며 비난을 이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별다른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내가 본 바에 따르면, 이 사건은 이란이 저지른 짓이다. 그들의 무기는 매우 부정확하다. 전혀 정확도가 없다. 이란이 저지른 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공격에 토마호크 미사일이 사용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이번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범용' 토마호크 미사일은 여러 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다”며 기존 주장을 완화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배후로 이란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 묻자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다.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들었지만, 토마호크는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한다. 알다시피 여러 국가가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서 구매한다”고 책임을 돌렸다.
CNN은 이와 관련해 “토마호크 미사일은 '범용' 무기가 아니다. 미국, 영국, 호주가 보유하고 있지만 이란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증거 분석에 따르면 미군이 배후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