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8조원 이상 늘어나며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은행권 가계대출은 주택거래 증가와 주식투자 수요가 맞물려 1년 10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현재 가계대출 현황이 올해 관리 목표치에 상당히 근접했다고 분석하며, 은행권의 자체적인 대출 제한 조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9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각각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과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89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7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4년 8월(9조2000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증가 규모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3월 증가 전환한 이후 넉 달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으며, 증가폭도 매월 확대되는 추세다.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8조3000억원 늘었다. 전월(9조3000억원 증가) 대비 전체 증가폭은 소폭 축소됐으나,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대출 쏠림 현상은 심화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확대됐지만,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7000억원 증가에 그쳐 전월(2조4000억원 증가) 대비 증가세가 둔화했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지난달 금융권 전체 주담대는 주택 거래 증가와 기존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 영향으로 4조5000억원 늘며 전월(4조원 증가)보다 규모를 키웠다. 이 중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945조원으로 한 달 새 4조3000억원 폭증했다. 작년 6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권 기타대출은 개인 주식투자 확대 영향으로 신용대출 중심의 수요가 지속되며 3조3000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은 전체 금융권 기타대출이 3조7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3000억원 증가)보다는 증가세가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과 주식투자 수요가 당분간 대출 증가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10%를 웃도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거래량도 장기 평균을 웃돈다”며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며 주택 관련 대출이 당분간 증가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대출 문턱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박 차장은 “현재 은행 대출 현황을 보면 올해 가계대출 관리 목표에 상당히 근접했다”며 “은행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목표를 맞추기 위한 관리 조치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주택구매 목적 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한편, 6월 말 예금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1413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1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은 은행의 영업 지속과 회사채 상환 자금 수요로 3조4000억원 늘었으나, 중소기업 대출은 부실채권 매각·상각 등으로 1조7000억원 증가에 그쳐 전월(5조4000억원 증가)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은행 수신(예금)은 반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기업 자금이 유입되면서 28조800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