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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풀, 트럼프 관세에도 지켜내지 못한 미국 가전 시장 1위에서 4위 추락

미국의 전통 가전기업 월풀이 보호무역 장벽에도 경쟁력 회복에 실패하고 있다. 주요 가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선두에서 4위로 크게 내려앉았다. 수입 가전에 대한 관세 부과로 상대적 수혜가 예상됐지만 시장 점유율은 답보 상태다. 핵심 생산 인력을 크게 줄이고 생산라인을 폐쇄할 만큼 성장 정체 국면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월풀의

이정원기자

Jul 08, 2026 • 1 min read

미국의 전통 가전기업 월풀이 보호무역 장벽에도 경쟁력 회복에 실패하고 있다. 주요 가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선두에서 4위로 크게 내려앉았다. 수입 가전에 대한 관세 부과로 상대적 수혜가 예상됐지만 시장 점유율은 답보 상태다. 핵심 생산 인력을 크게 줄이고 생산라인을 폐쇄할 만큼 성장 정체 국면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월풀의 지난해 냉장고·세탁기·건조기·식기세척기·프리스탠딩 레인지·전자레인지 등 미국 주요 가전 6종의 매출 점유율은 14.3%를 기록했다. 2015년 15.8%에서 1.5%포인트(P) 점유율이 줄었다. 시장 점유율 순위는 10년만에 1위에서 4위로 내려 앉았다.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 냉장고 역시 마찬가지다.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월풀의 냉장고 시장점유율은 13.2%를 기록했다. 전년의 12.9% 대비 0.3%P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0년부터 이어오던 하락세를 방어하는 데 급급했다.

가전업계에서는 월풀이 성장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2015년 미국 주요 가전 6종 시장에서 월풀과 GE, 삼성전자, LG전자의 점유율 격차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10년 시장 상단 경쟁 구도가 재편되는 동안 월풀은 10년 전 수준도 지키지 못했다.

이러한 월풀의 부진은 1분기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월풀은 북미 사업 수익성 회복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 가격 인상, 비용 절감, 생산거점 재편을 주요 대응책으로 내놨다. 1분기 매출은 3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6% 줄었다. 반면, 관세 부과에 따른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은 국내 가전 기업은 월풀과 달리 같은 기간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정책에 따른 비교 우위도 지키지 못했다. 월풀은 사업보고서에서도 관세 정책에 따른 영향을 매출 대비 5% 수준으로 집계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들의 경우 매출 대비 약 10~15%의 영향을 준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비교 우위가 명확한 상황에서도 월풀은 4월 10년만에 최대 폭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등 가격 인상과 비용 절감, 생산거점 재편에 집중하고 있다.

대대적인 감원도 실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월풀은 아이오와 아마나 냉장고 공장에서 1000명 이상의 인력을 해고했다. 연간 100만대에 이르는 냉장고를 생산하던 조립라인도 20%만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거점 재편은 미국 공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월풀은 멕시코에 위치한 냉장고 생산시설도 내년 2분기까지 폐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가전업계에서는 월풀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 가전 기업이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생활가전 전반에서 국내 기업을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정책이 단순한 보호나 보조금 지원에 머물 경우 미국 월풀이나 일본 전통 가전기업처럼 성장 정체 국면에 빠질 수 있다는 논리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는 수입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낮춰 자국 기업에 시간을 벌어줄 수 있지만, 제품력과 원가 경쟁력, 브랜드 선호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며 “중국 가전업체에 추월당한 이후 보호 장벽을 세우는 것은 늦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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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테크뉴스 이정원기자(ethegarden@nol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