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며, 두 정상의 대면 회동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이번 회담에서는 전통적인 북중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외교·안보와 경제 분야 전반에 걸친 전략적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중심 국제질서에 대응하는 북중러 협력 강화와 경제협력 확대, 북핵 문제 등이 핵심 의제로 거론된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북중 관계 복원과 반서방 연대 강화가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북한은 최근 미국과의 전략 경쟁 심화, 북러 밀착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협력 필요성을 높여왔다.
양측은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정세에 대한 공동 인식을 확인하고 다극화 세계질서 구축, 일방주의 반대, 국가 주권 수호 등 전략적 협력 의지를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가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이라는 점도 양국 관계를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논의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핵능력을 과시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도 중국 측에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중국은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유지해 왔지만 최근 정상외교 과정에서는 비핵화 표현을 직접 사용하지 않는 등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경제 분야에서는 북중 교역 확대와 접경지역 개발 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북중 교역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국은 물류와 관광, 인프라 분야 협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오랫동안 추진해 온 두만강 출해권 확보 문제가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지린성 훈춘에서 동해로 연결되는 해상 통로 확보에 관심을 보여 왔으며, 북한 역시 나선경제특구 개발과 물류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나선항 활용 확대, 접경지역 공동개발, 중국인 관광객 유치, 교역 정상화, 신압록강대교 활용 방안 등도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북중 관계 복원을 넘어 북중러 협력 구도 속에서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재조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어느 수준의 협력 확대가 구체화될지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 질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