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음성비서 '시리' 인공지능(AI) 기능을 둘러싼 소송에서 2억5000만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배상 합의에 나선다. 2024년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한 AI 기능이 제때 탑재되지 않으면서 거액의 부담을 안게 됐다.
6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와 개인화된 시리 기능 지연을 둘러싼 소송에서 합의안을 마련했다. 애플은 위법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2억5000만달러 규모 합의에 나서며 논란 확산을 차단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합의안은 법원 승인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버지는 이번 합의가 미국 내 아이폰16, 아이폰15 프로, 아이폰15 프로 맥스 구매자를 대상으로 하고, 보상액은 기기당 25달러(약 3만 6000원)에서 최대 95달러(약 13만 8000원)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소송 쟁점은 애플이 WWDC 2024에서 애플 인텔리전스와 고도화된 시리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뒤, 해당 기능이 신제품 출시 시점에 맞춰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애플은 이후 핵심 시리 기능 일정을 2026년으로 미뤘다. 원고 측은 애플이 실제 구현 수준보다 앞서 마케팅에 나섰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합의는 미국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어 한국 등 해외 이용자와의 형평성 논란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서울YMCA가 애플 인텔리전스 광고를 두고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이번 합의가 애플 브랜드 신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애플은 앞서 배터리 게이트와 시리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도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번에는 AI 기능 지연과 과장 홍보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에 또 한 번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다. 특히 애플이 15년 만에 CEO 교체를 앞둔 상황이어서, 이번 논란은 새 경영진 출범 초반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