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인구 급감, 지역소멸의 위기 타개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과학기술 역량을 갖춘 거점 대학의 역할이 무엇보다 큽니다. 이들이 기술 혁신과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지역에 안착시키는 전초기지가 돼야 위기 극복의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문재균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의 말이다. 그는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의 붕괴가 '국가적 비상 상황'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문 교수는 “학자들은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60% 밑으로 떨어지는 시점을 경제 성장이 멈추는 경고선으로 보는데, 통계청 추산으로 불과 12년 뒤 현실화 될 전망”이라며 “또 당장 출산율이 반등해도 산업 현장 투입에 20년 이상 걸려, 이런 미래는 이미 '정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생산인구 문제가 지역소멸과도 연계된다고 밝혔다. 지역산업이 이미 겪는 심각한 구인난이 그 예다. 정부가 '5극 3특'과 같은 대대적·구체적인 균형발전 정책을 내놓아도, 이를 실현할 '사람'이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문 교수는 기술에서 해법을 찾았다. 그는 “'머릿수가 곧 생산력'이라는 공식은 인공지능(AI), AI 전환(AX) 기술로 깰 수 있다”라며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의 근력을, AI 비서는 인지를 돕는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술 혁신으로 실질 노동 연령을 64세에서 69세로 늘리면 생산인구 60% 붕괴 시점을 10년 이상 늦출 수 있어 귀중한 '골든타임'을 벌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인재'가 필수요소라고 피력했다. 자동화된 공장도 이를 통제할 핵심 인재가 필요하고, 혁신을 주도하고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젊은 피도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그는 과학기술에 비중을 둔 대학이 산업과 연계해 핵심 인재를 키우고, 세계 인재를 유치하는 전면에 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최근 KAIST 등이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과 연계해 우수 해외 대학원생의 취업 연계 학위과정을 확대하는 것이 특히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전 세계 과기 인재의 국내 교육을 넘어 정주까지 고려한 전략으로, 해외 인재가 우리 언어·문화·시스템을 자연스럽게 체화해 국내에 연착륙하도록 돕는다”라며 “이런 산·학 연계 정주 프로그램이 지역 거점 대학, 중견·강소기업으로 확장돼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구체적인 정책도 제시했다. 문 교수는 “'글로컬대학 30'이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에 발맞춰 파격적인 장학금과 지역특화형 비자 혜택이 추가되면 지역소멸을 막는 강력한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생산인구 60% 마지노선까지 남은 12년, 기술혁신으로 생산연령을 연장해 확보할 10년의 추가 골든타임 동안 우수 생산·연구 인재를 10~15%가량 끌어올린다면, 급격한 이민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경제 활력도 되찾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과학기술과 대학, 지역사회가 함께 움직이면 우리는 '정해진 미래'를 극복하고 '설계된 희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