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2024년 14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시청역 역주행 참사와 지난해 11월 부천 제일시장에서 발생한 트럭돌진 사고 모두 오조작 때문이었다. 한국교통안전공단(TS) 자동차안전연구원이 2025년 언론에 보도된 급발진 의심 사고 149건을 분석한 결과 페달 오조작이 무려 73%(109건)에 달했다.
반복되는 사고에 정부는 2029년 1월 1일부터 생산되는 승용차와 2030년 1월 1일부터 생산되는 3.5t 이하 승합·화물·특수차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설치토록 했다. 운전자에 의한 가속 페달 오조작을 감지해 의도하지 않은 급가속을 막는 시스템을 의무화한 것이다. 하지만 기존 생산·운행 중인 차량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공백'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런 제도적, 기술적 허점을 메워줄 회사가 있다. 2013년 설립된 스카이오토넷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표방해 탄생한 스카이오토넷은 출고된 차량, 즉 운행 중인 차량에 장착할 수 있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만들고 있다.
장치의 원리는 이렇다. 시속 15㎞ 이하 주행 중 페달을 강하게 밟을 때 급가속을 막는다. 후진 중에도 액셀러레이터를 강하게 밟으면 장치가 인지해 작동한다. 차량 전·후진 중 급가속이 발생하면 바로 액셀 신호를 차단하는 것이다.
개념은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 구현은 그렇지 않다. 자동차 구동에 개입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물론 모델마다 다른 엔진이나 구동 시스템들을 알지 못하면 구현할 수 없는 게 바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다.
김태근 스카이오토넷 대표는 “600여종의 차종을 테스트했다”면서 “어떤 자동차에도 탑재할 수 있는 높은 호환성은 물론 운전자의 오조작이란 것을 파악하는 정확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장치의 효과는 정말 있을까. 한국교통안전공단(TS)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법인택시(고령 운전자 중심) 227대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진행한 결과, 장치가 비정상적 가속을 제어해 사고를 예방하는 기능뿐 아니라 급출발·급가속 등 위험한 운전행태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총 운행거리(211만7423km)와 총 운행시간(10만8975시간)의 실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정상적이지 않은 가속을 인식해 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은 3628회 작동했다. 시속 15㎞ 이하 주행 중 가속페달을 80% 이상 밟은 경우, 엔진 회전수(RPM)가 4500rpm에 도달한 경우 가속페달 입력을 차단했다. 공단 측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장치가 비정상적 가속 상황을 직접 제어해 사고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부여, 급출발·급가속 등 위험한 페달 오조작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스카이오토넷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보급을 위해 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등과 협력해 올 연말까지 5000대 이상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다량의 자동차를 테스트하며 쌓은 데이터와 차량의 순정 배선을 훼손하지 않고 설치하는 장점을 바탕으로 사업화와 시장 선점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손해보험과 협력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설치 시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도 마련했다. 다만, 출고된 차량에 장착할 수 있는, 즉 애프터마켓용 오조작 방지 장치는 규제샌드박스에 머물러 있어 법적, 제도적 기반이 필요한 실정이다.
김태근 대표는 “일본은 2019년 이후 3년간 1조 원 이상의 보조금을 투입해 시장을 키웠다. 우리나라도 2027년 관련 법규가 마련되면 공공 및 민간을 합쳐 연간 10만~20만 대의 신규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본다”며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급증하는 인구 구조상, 향후 3~5년 이내에 과거 '블랙박스'처럼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거대한 안전장치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