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뽑기' 논란을 빚었던 로블록스가 플랫폼 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체계를 대폭 손질했다. 주요 인기 게임을 중심으로 아이템 획득 확률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국내 규제 환경에 맞춘 모니터링 기능 고도화에도 나섰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자등사) 합류 논의 역시 본사 차원에서 속도를 내면서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최근 플랫폼 내 다수 인기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 정보 접근성을 개선했다. 이용자가 결제 또는 사용 단계에서 개별 아이템 획득 확률을 확인할 수 있도록 UI를 정비하고, 일부 게임은 외부 링크가 아닌 인게임 화면에서 직접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앞서 본지 보도로 촉발된 '확률정보 미공개' 논란 이후 이뤄진 후속 조치다. 당시 로블록스 내 상위권 게임 상당수가 유료 재화 '로벅스(Robux)'를 활용한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면서도 구체적인 확률 수치를 공개하지 않아 이용자 보호 사각지대가 지적됐다.
로블록스는 국내 규제기관과 협력해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협업해 국내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플랫폼 내 콘텐츠 관리 기능을 고도화하는 작업이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시 여부를 포함해 입점 게임 전반을 상시 점검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적으로도 '실시간 멀티모달 콘텐츠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플랫폼 전반의 통제력을 높이고 있다. 3D 오브젝트, 아바타, 텍스트를 이용자 시점에서 동시에 분석해 유해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이다.
청소년 보호 장치도 강화한다. 로블록스는 오는 6월 '로블록스 키즈(5~8세)'와 '로블록스 셀렉트(9~15세)' 등 연령 기반 계정 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연령대별로 콘텐츠 접근, 커뮤니케이션, 결제 환경을 차등 적용해 미성년자 이용 환경을 보다 정교하게 관리한다는 취지다. 얼굴 기반 연령 인증 기능도 이미 도입해 글로벌 이용자 절반 이상이 인증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로블록스가 규제 대응 기조를 기존보다 한층 전향적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등사 합류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게임법 체계 내 편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등사로 지정될 경우 플랫폼 내 콘텐츠에 대한 책임과 관리 의무가 한층 강화된다.
실제 로블록스는 2025년 9월 글로벌 콘텐츠 등급 체계 강화를 위해 국제등급분류연합(IARC)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게임위와 협력해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자격 취득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만 글로벌 플랫폼 특성상 제도 정합성 확보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국내 법령과 글로벌 운영 기준 간 차이를 조율해야 하는 만큼 실제 자등사 지정까지는 추가 협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로블록스 측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의 주요 원칙 중 하나로 이를 위반하는 콘텐츠는 관리 및 삭제 조치하고 있다”며 “이용약관과 내부 지침을 통해 크리에이터에게 확률 공개 의무를 지속적으로 부과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 특성상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환경을 고려한 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관련 사안에 대해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