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조2000억원 규모의 민관 합동 투자 재원으로 AI 스타트업 육성에 속도를 낸다.
과기정통부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와 WIS 2026 현장에서 '2026 K-AI 챔피언스 IR 데이'를 열고 유망 AI 기업과 펀드 운용사를 연결하는 투자 유치를 지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IR 데이를 WIS와 연계해 마련, 글로벌 기업이 모인 현장에서 투자·협력 기회를 동시에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날 행사장에는 200여명이 넘는 참관객이 몰리며 좌석이 부족해 일부는 뒤에서 서서 발표를 지켜봤다. 발표 종료 이후에도 투자사뿐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이 발표자들과 명함을 교환하며 장시간 현장을 떠나지 않는 모습이 이어졌다. 단순 IR을 넘어 실질적 네트워킹 장으로 기능했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1조9800억원 규모 민관 투자 재원, 372억원 규모 실증 바우처, 해외 실증 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해 초기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AI 인프라 확충도 병행한다. 정부는 확보한 GPU 1만장 중 4000장 이상을 스타트업에 배분하고, 국산 NPU 도입과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지원을 통해 개발 비용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오늘 발표 기업들은 아이디어 수준이 아니라 이미 기술력과 사업성을 검증받은 팀”이라며 “글로벌 시장 도약을 위해서는 자금과 네트워크가 반드시 결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 기업 다수는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한 업무 자동화·의사결정 지원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김도균 인핸스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는 “AI는 단순 챗봇이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을 대신 수행하는 디지털 노동력”이라며 “밤 시간에도 가격 변화와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결정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톨로지 기반으로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통합해 AI가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사 측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인직 SBI인베스트먼트 상무는 “글로벌에서도 에이전트 OS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며 “버티컬에서 확장할 때 경쟁 대응 전략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산업별 특화 AI 전략도 눈에 띄었다. 석영규 올마이투어 대표는 “현재 매출의 60% 이상이 글로벌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호텔과 글로벌 판매사를 직접 연결해 OTA 의존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동의 호텔이 1초 안에 일본·중국·동남아 플랫폼에 동시에 노출되는 구조”라며 글로벌 확장성을 강조했다..
크로스허브 이진우 이사는 외국인 인증·결제 문제를 지적하며 “한국은 휴대폰 기반 인증 구조 때문에 외국인 서비스 이용이 어렵다”며 “블록체인 기반 신원 인증과 결제를 통합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제조·보안 등으로 확장해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첨단 반도체 패키징을 위한 '깊이 기반 열지표 플랫폼'을 선보인 신선미 히트메트릭엑스 대표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에서는 내부 열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하다”며 “비파괴 방식으로 칩 내부 핫스팟을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테라마임 박재준 대표는 “안면 인증은 편리하지만 딥페이크에 취약하다”며 “입술 기반 발화 패턴을 결합한 투팩터 인증으로 보안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IR 발표에 앞서 무대에 올라 AI 스타트업 육성·지원방안 소개했다. 심항섭 과기정통부 사무관은 “국내 AI 스타트업은 장기 투자 부족, 실증 레퍼런스 확보 어려움, GPU 등 인프라 부족이라는 세 가지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다”며 “미국 AI 스타트업 민간 투자 규모가 400조원대를 넘는 반면 국내는 2조원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만큼 단발성 지원이 아닌 지속적인 자본 공급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증 기회 부족도 주요 병목으로 지목됐다. 실제 조사에서 AI 기업의 80% 이상이 '레퍼런스 부족'을 가장 큰 애로로 꼽았으며, 기술이 있어도 현장 적용 경험이 부족해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