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호황에 따른 안정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를 필두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전 영역에서 강력한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은 “인공지능(AI) 서버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뿐만 아니라 서버용 D램·스토리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전 영역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AI 모델 확대가 다시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AI 투자 과열 우려에 대해서도 “버블(거품) 가능성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살펴보고 있다”며 시장 과열보다 메모리 수급에 공을 들여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기존 분기~1년 단위 계약이 아니라 3~5년 장기 계약으로 수요 변동을 사전에 파악하고, 공급 안정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전 부회장은 양산 출하를 시작한 차세대 HBM4 제품에 대해 “고객사로부터 '삼성이 돌아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DS 부문의 설비투자(CAPEX)가 전년 대비 상당 수준 증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총괄 사장은 “기존 단지 내 대규모 증설뿐만 아니라 신규 단지 확장, 핵심 설비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이 삼성전자 반도체 경쟁력에 큰 잠재력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전날 엔비디아와 기술 회의에 파운드리사업부가 처음으로 같이 참석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메모리와 파운드리) 본격적인 시너지가 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테슬라 파운드리 수주에 대해 “파운드리가 한 차원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소개했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반도체 분야 인건비 상승과 관련한 고민도 털어놨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 부문 실적 저조기에 성과급 지급률이 낮아져 경쟁사 대비 임금 경쟁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적 회복으로 성과급 지급이 늘어나는 추세라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노태문 사장은 “로봇·냉난방공조(HVAC)·메디테크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미래 기술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TV사업을 이끄는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사장은 중국 저가 공세에 맞서 마이크로RGB·네오QLED 등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사업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확대 의지도 거듭 천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9조8000억원의 정규 배당에 더해 1조3000억원의 추가 배당을 결정했다. 16조원 상당 자사주 소각도 이사회에서 의결을 마쳤다. 전 부회장은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주주 환원 관련 결정을 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는 추가 배당의 배경으로 “고배당 기업 분리과세 요건 충족과 실적 개선에 따른 현금 배당 확대”를 언급했다. 고배당 기업 분리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주총 다음날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내년 사업년도를 비롯한 주주환원 계획 역시 밸류업 공시 과정에서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주총에서는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을 비롯해 김용관 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인상,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등 안건이 통과됐다. 특히 상법 개정에 대비하기 위한 정관 개정도 안건에 올랐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날 주총 의결에 따라 기존 9인에서 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5명의 8인 체제로 축소된다. 유명희 사외이사 사임 때문이다. 경영진은 사외이사 충원을 시도했으나 “시간적 제약과 유력 후보들의 개인 사정”으로 임원을 추가 선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집중투표제 도입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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