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민 엔코아 대표가 인공지능(AI) 시대의 생존 전략으로 'AI 레디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회사를 AI 데이터 전문 기업으로 재편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올해 1월 취임한 김 대표는 현재의 AI 시장을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레드 퀸 효과'에 비유했다. 그는 “주변 환경이 너무 빠르게 변해서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라도 죽을힘을 다해 뛰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비즈니스 변화를 넘어 사회와 문화 전반이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혼돈의 시기에는 기술을 생산성으로 연결하는 데이터 역량이 곧 기업의 생존권”이라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LG전자와 포스코 등 주요 기업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AI 기술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차가운 현실을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AI 전환을 시도하는 기업 중 약 80%가 실제 적용 단계에서 실패하는 이른바 '데스밸리'를 겪는다.
그는 원인을 '데이터 레디니스(준비성)' 부족에서 찾았다. 김 대표는 “아무리 비싼 슈퍼카 엔진(AI 모델)이 있어도 걸맞은 고성능 연료(데이터)가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며 “대부분의 기업이 기술 검증(PoC)까지는 성공하지만, 실제 업무에 적용하려 하면 AI가 먹을 수 없는 지저분한 데이터들 때문에 멈춰 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엔코아가 지향하는 'AI 레디 데이터' 기업이란, 기업 내부의 파편화된 데이터를 AI가 즉시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는 '정제된 연료'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엔코아는 지난 27년간 10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통해 쌓아온 데이터 구조 설계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 연료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공정을 구축했다.
엔코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이른바 '암묵지'다. 암묵지란 현장 전문가들의 머릿속에만 있고 문서화되지 않은 오랜 노하우를 뜻한다.
김 대표는 “제조 현장에 가면 20~30년 경력의 베테랑들만 아는 '기름때 묻은 노하우'가 있다. 시스템상에는 암호 같은 숫자와 문자로만 기록돼 있어 외부인은 절대 알 수 없는 정보들”이라며 “엔코아는 전 산업군의 데이터를 직접 만져보며 그 암호를 해독해온 유일한 기업”이라고 자신했다.
엔코아는 이 무형의 경험치를 AI 기술과 결합해 '데이터 맥락 지도'를 그린다. 김 대표는 이를 자율주행용 고정밀 지도에 비유했다. “CFO가 '지난주 대비 매출이 왜 떨어졌지'라고 물으면 AI는 맥락 지도를 통해 원가, 공장 가동률, 원자재 단가 사이의 숨은 연결 고리를 찾아내 답변해야 한다”며 “사람의 머릿속에만 있던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해 지도를 그려주는 것이 엔코아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전략 측면에서 엔코아는 온프레미스(사내 구축형)와 클라우드 환경 모두를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며, AWS·구글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금융의 보안, 유통의 공급망 관리, 제조의 지능화 등 각 산업 특성에 맞춘 '데이터 레디니스' 모델을 확장 중이다.
김 대표는 내부 경영에서는 '원팀'을 강조한다. 기획자, 데이터 전문가, AI 개발자가 따로 놀아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지론이다. 그는 “AX를 추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하느냐'보다 '왜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라며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우리 기업이 가진 고유한 문제를 AI로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한 전사적인 공감대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엔코아는 이달 중 핵심 기능을 담은 플랫폼 최소 기능 제품(MVP)을 출시해 시장 검증에 나선다. 김 대표는 “엔코아 구성원이 데이터 구조 설계에 대해 가진 자부심은 독보적”이라며 “이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업이 AI라는 엔진을 마음껏 가동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든든한 '데이터 레이어'를 구축해 글로벌 수준의 AI 데이터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