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며 한때 소란이 벌어졌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국정 운영을 강하게 질타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했고, 연설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8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투자를 '정부가 저지른 최악의 기업 약탈'이라고 규정하며 절차적 공정성이 무시됐다고 비판했다. 전날 여당이 제안한 개헌 논의에도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국민의 기대는 실망으로, 실망은 분노로 바뀌고 있다”며 “지지율이 폭락하면 국정 기조부터 바꿔야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여전히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 마이웨이를 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개각에 대해서는 대통령 공소취소 모임의 수장이자 신약 사기 의혹의 관련자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됐다며 김승원 후보자를 겨냥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서도 비례대표만 두 번을 하고 장관과 의원직까지 겸직하겠다는 특혜와 불공정의 상징인 사람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의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을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어디에 투자할지는 기업이 자유롭게 정해야 하고 지방자치단체는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며 “그런데 8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투자는 절차적 공정성이 무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이 투자를 '호남에 대한 역사적 보상'이라고 했고, 기업의 투자가 '행정지도'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며 “정치적 판단과 관치 개입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 대통령은 재벌 해체와 같은 극단적 주장까지 했다”며 “이제 와서 보니 재벌 해체는 못 했어도 재벌 납치는 성공했다”고 비판했다.
호남 반도체 투자 발표 시점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일정이 맞물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호남 반도체 투자 발표와 1·2차 공개 점검회의는 각각 김민석 총리의 사퇴와 전당대회 출마 선언, 전당대회 호남지역 투표와 맞물려 진행됐다”며 “메가프로젝트 전격전은 특정인을 당선시키고 특정인을 낙선시키기 위한 전당대회 전격전이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노란봉투법의 쟁의 기준을 시행지침으로 보완하려는 데 대해서도 비판하며, 원청의 사용자성과 교섭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개헌 논의에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며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법부를 향해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을 즉각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현 상황을 '암장의 시대'로 규정하고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권, 재산권, 참정권이 암장당하고 있다”며 “국민주권정부라는 말은 가당치도 않다. 국민암장정부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보완수사권 부활 △부부 간 상속·증여세 폐지 △사전투표제 폐지 및 본투표 기간 연장 검토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 폐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독립성 강화 △초과세수를 활용한 국가채무 상환 △한미 핵공유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검토 등을 제시했다.
그는 “헛된 망상으로 국가 시스템을 파괴하는 이념의 정치와 미래세대를 약탈하는 포퓰리즘에 맞서 싸우겠다”며 “국민의 희망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