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국 대신 대만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는 한국 증시의 높은 가격 변동성이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는 12일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데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가권지수는 이달 들어 해외 자금 17억달러를 유치하여 6주간 이어진 순매도 흐름을 멈추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국내 코스피에서는 외국인이 62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습니다. AI 관련 투자 분위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해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불안정한 대만 시장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과 대만은 모두 AI 산업 성장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나라로 꼽힙니다. 그러나 대만은 차입이나 레버리지 거래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산업 구성이 더 균형잡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경기 변화에 민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의 비중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만도 TSMC의 영향이 크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다양한 하드웨어 기업들이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어 시장 구성이 다양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 자산운용사 그랜섬 메이오 반 오터루(GMO)의 워렌 치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이폰에 사용되는 부품은 모두 대만에서 생산된다”며 시장이 세계 경기에 따라 움직이겠지만 구조적으로 큰 우려는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레버리지 ETF가 국내 증시의 급격한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상품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현물 주식과 파생상품을 결합하여 매일 포지션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을 더 크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특정 종목에 집중된 경우 해당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코스피는 지난 6월 고점 대비 약 40% 하락하며 변동성 지수는 역대 최고 수준인 96.9에 이르렀습니다. 가장 큰 움직임은 7월 31일에 있었는데, 그날 지수는 하루 만에 18% 급등하여 사상 최대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AI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충분히 회귀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역사상 최저인 5.1배로 하락했습니다. 반면, 대만 증시 상장사들의 향후 12개월 이익 전망치는 상승하여 지난달 9.5%로 코스피의 7.4%를 넘어섰습니다. 대만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한국을 앞지른 것은 약 1년 만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블룸버그는 7월 급락 이후 아직 충분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최근의 반등만으로 해외 투자자들이 선호를 바꿨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프랭크 벤짐라 소시에테제네랄 주식 전략가는 장기적으로 AI 기술이 실제 수익으로 어떻게 이어질지가 핵심 변수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