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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탄소시장법·거래소까지”…'탄소 자산화' 본격 시동

탄소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전환하는 자발적 탄소시장(K-VCM) 구축 논의가 본격화됐다. 정부는 관련 법 제정과 거래소 개설까지 포함한 제도 설계에 착수했고, 민간은 개인과 중소기업까지 참여하는 '조각탄소 시장(MCM)' 모델을 제시하며 시장 확대에 시동을 걸

이정원기자

May 06, 2026 • 1 min read

탄소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전환하는 자발적 탄소시장(K-VCM) 구축 논의가 본격화됐다. 정부는 관련 법 제정과 거래소 개설까지 포함한 제도 설계에 착수했고, 민간은 개인과 중소기업까지 참여하는 '조각탄소 시장(MCM)' 모델을 제시하며 시장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6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자발적 탄소시장(VCM) 활성화 전략 포럼'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전 세계는 이미 탄소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며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만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에 한계가 명확한 만큼, 시장 기반 감축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특히 기존 정책과 기업 노력만으로는 1.5도 목표 달성이 어려운 '감축 격차(Ambition Gap)'를 지적하며, 자발적 탄소시장을 이를 보완할 핵심 수단으로 제시했다. 그는 “정부와 기업 중심의 감축 체계만으로는 전체 감축의 절반 이상이 비어 있는 상태”라며 “이 공백을 시민과 시장이 메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SDX재단은 '조각탄소 시장(MCM)' 모델을 제시했다. 개인과 중소기업의 일상적 기후행동을 정량화하는 측정지표(MCI)를 기반으로 감축 성과를 소단위 탄소크레딧(MCC)으로 발행하고, 이를 시장에서 거래하는 구조다. 전 이사장은 “측정-자산화-거래-확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탄소 감축이 곧 경제적 보상으로 연결되는 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탄소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머무르면 국민 참여는 멈출 수밖에 없다”며 “개인과 중소기업이 직접 탄소자산을 보유하고 거래하는 '생활형 탄소시장'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시민의 기후행동을 유도하고, 기후테크 산업과 연계한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장 신뢰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전 이사장은 “측정·보고·검증(MRV) 체계가 투명하게 작동하지 않으면 자발적 탄소시장은 그린워싱 논란에 빠질 수 있다”며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표준과 제3자 검증 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고 밝혔다.

정부는 VCM 활성화를 위한 전담 법률 제정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진승우 기획예산처 탄소중립정책과장은 “현재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거래되는 크레딧은 법적 지위가 없어 기업 투자와 시장 형성에 한계가 있다”며 “발행·평가·검증·유통·소각 전 과정을 제도화하는 '자발적 탄소시장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 과장은 “배출권거래제는 관련 법 체계가 있기 때문에 세제·정책 지원이 가능하지만, VCM은 아직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지속 가능성과 수익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VCM 법 제정을 통해 정책 불확실성을 줄이고 시장 육성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기업과 시장에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법 제정을 통해 국내 자발적 탄소크레딧에 공식적인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한국거래소 기반 시장을 개설하는 등 거래 질서를 제도권 안에서 관리할 방침이다. 특히 △크레딧 발행 △평가·검증 △거래·유통 △소각 등 전 주기를 제도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형 VCM의 신뢰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지자체 차원의 실증 사례도 소개됐다. 심재성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본부장은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례를 통해 시민 참여형 탄소 감축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탄소저감 활동에 대해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자 참여가 빠르게 확산됐다”며 “탄소 감축을 생활 속 행동으로 연결하려면 '참여→보상→재참여'로 이어지는 구조 설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회와 산업계,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조각탄소시장 활성화 얼라이언스'도 출범했다. 참여 기관들은 자발적 탄소시장 제도화와 표준화, 글로벌 확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자발적 탄소시장이 단순한 보완 수단을 넘어 향후 탄소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감축 실적에 대한 보상이 시민 행동 변화를 이끌고, 기업 투자와 기후테크 산업 성장을 동시에 견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 초기 단계에서는 신뢰성 확보와 제도 정합성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MRV 기준, 추가성 검증, 국제 표준 정렬 등 핵심 쟁점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민간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K-VCM 구축 논의를 본격화하고, 탄소 감축을 '보상'으로 연결하는 시장 메커니즘 설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탄소를 줄이면 비용이 아니라 수익이 되는 '탄소 자산화 시대'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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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테크뉴스 이정원기자(ethegarden@nol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