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세기 동안 사냥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던 비버가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뜻밖의 '비밀 병기'로 부각되었습니다. 영국 버밍엄 대학교의 루카스 홀버그 박사가 주도한 연구팀은 최근 비버의 활동이 탄소 예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스위스 북부의 비버 서식지 조사 결과, 비버는 연간 약 98~133톤의 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는 석유 소비로 발생하는 탄소량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비버는 하천에 댐을 쌓아 물의 흐름을 조절하고 습지를 조성하는 '생태계 엔지니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프로세스에서 작은 식물과 조류가 번식하며, 퇴적물과 사체에 탄소가 안정적으로 저장됩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비버 습지가 스위스의 연간 탄소 배출량의 약 1.2~1.8%를 상쇄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과거에는 습지가 메탄 등을 배출하여 기후 대응책으로 회의적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연구는 비버 습지가 장기적이고 내구성이 강한 탄소 저장소임을 입증했습니다. 미네소타 대학교의 에밀리 페어팩스 교수는 이러한 연구가 비버 개체수 복원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홀버그 박사는 “비버는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자연적 엔지니어'들이 강변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