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 간의 전쟁으로 인해 세계 원유 물동량의 중추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정부는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시켰다. 이로써 13년 만에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시행되었는데, 이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이다. 전국이 원유 수급 방어에 최선을 다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는 국가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책임져야 하는데, 도덕적으로 넘어선 '총체적 무능'을 드러내고 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원유 수급이 긴급 상황에 이르자 산업통상부는 국내에 보관된 국제공동비축 원유에 대한 우선구매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석유공사는 제때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울산 비축기지에 보관 중이던 90만 배럴의 원유가 해외 기업에 판매되었다. 이는 행정상의 실수가 아니라 국가의 경제안보를 다루는 기관의 치명적인 무능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러한 문제는 최근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일주일 전에도 발생한 사태라는 점이다. 지난 11일에는 석유공사 사장이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으며, 취임 6일 만에 발생한 일이었다. 또한 지난 5일에는 석유공사가 관리하는 알뜰주유소가 경유값을 606원이나 인상하는 일도 있었다. 이 알뜰주유소는 서민들을 위해 소개된 것인데, 국가적 위기를 이용하여 이익을 취한 것이다.
석유공사의 재무 상태도 매우 어렵다.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석유공사의 해외 사업 16개의 총 투자액은 27조8600억원이지만, 회수액은 15조5200억원으로 누적 손실은 12조8000억원이다. 특히 캐나다 하베스트 프로젝트는 9조원을 투자했지만 517억 원만 회수하여 엄청난 손실을 입은 사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폭리를 추구하고 국가 에너지 안보망을 흔드는 공기업을 용납할 수 없다. 산업통상부는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간단한 처벌로 끝나서는 안 된다. 해외 사업의 구조조정부터 비축유 관리, 국내 유통망까지 석유공사를 철저히 개선해야 한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짐이 되는 공기업은 필요 없는 존재이다.